톨레삽과 청계천 뚝방길

씨엠립(Siam Reap)으로 향했다. 프놈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반 걸리는 곳이다. 장선교사께서 이곳 톨레삽 수상 교회당을 세우고 선교를 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번에 쿡수눌 안디옥 교회당 기공식을 하는 지역이다. 선교팀은 무거운 장비들을 걸머지고 마치 군인들이 완전 군장을 하고 행군 하듯이 움직였다.

제1차 세계 일주 선교 사역 때 보다는 한결 여유가 있다. 첫째는 언론과의 씨름이 이번에는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선교 현장에서 본래의 프로그램 보다는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는 두 나라에서 10일간만 사역을 하기 때문이다. 넷째는 선교의 노하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씨엠립 숙소에서 차량으로 40여분 이동한 후 내린 곳은 바다처럼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 톨레삽 호수다. 호수를 향해가는 작은 수로 옆에는 수많은 나무와 야자수로 간단하게 만든 많은 집들이 있다. 비가 와서 물이 불어나면 집을 뜯어 위쪽으로 옮겨가고 물이 빠져 나가면 다시 또 옮기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수로에는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작은 배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우리들은 작은 배 하나를 타고서 수상 예배당을 향했다. 호수가에는 수 많은 수상 가옥들이 있다. 이 톨레삽 호수에는 20~30만명이 수상 가옥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호수가 뚝방길에도 수많은 집들이 있다. 나는 문득 1969년 신학교에 들어가서 청계천 뚝방길과 전농동 뚝방길에 늘어서 있던 판자집과 루핑 집이 떠올랐다. 37년전 서울의 한복판에 쓸모 없는 사과 괴짝 판자나 기름종이(루핑)로 만든 작은 오두막 같은 방 하나에서 2대, 3대가 함께 살고 있었다. 거기 가서 전도를 했고 뚝방길 옆에 있는 판자로 지은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곳에는 고가도로는 부셔버리고 청계천이 복원되어 아름다운 관광명소가 되었다.

40여년 전 청계천 뚝방길은 지금처럼 아름다운 관광 명소가 아니라 톨레삽 호수가의 빈민 촌락처럼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의 치부를 들여다 보는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선교사님들과 배를 타고 톨레삽 뚝방길 옆을 지나가면서 40여년 전에도 외국인 선교사들이 우리들의 청계천이나 전농동 뚝방길을 지금 우리들의 심장으로 지나가면서 기도하고 선교를 했겠죠? 라고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 몇 년 후가 되지는 모르나 분명 톨레삽 호수가에 있는 이 수상 가옥들과 척박한 삶의 현장이 기름지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그리고 복음이 살아 숨쉬는 가나안 땅으로 변화될 것이다. 그 희망을 안고 이곳에 복음의 씨들을 심고 있는 것이다.

지나가다 보니 수상 경찰서, 수상 동사무소, 수상 학교, 수상 운동장, 수상 시장 등이 있다. 사람이 살고 있기에 아무리 척박해도 있어야 할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수상 예배당이 나타났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다. 선교팀, 단기 선교팀, 수상 가옥의 사람들이 모인 예배였다. 예수님처럼 살자고, 그래서 행복한 사람들이 되자고 말씀을 전했다. 이곳에도 선교사가 필요하다. 교회 개척 사역 선교사, 학교 사역 선교사, 병원 사역 선교사 등등…

단기 선교사도 필요하다. 대학생들이 혹은 젊인이들이 1년이나 2년 정도 나와서 장기 선교사들을 도와 이들에게 문명의 혜택을 누리게 하며 복음의 위대함을 체험케 해야 한다. 그래야 톨레삽 뚝방길이 지금의 청계천 뚝방길로 변화 될 것이다.

2006년 7월 7일

신화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