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바시 사역은 나라의 분위기와 함께 하는 것 같다. 아직은 키리바시를 잘 알 수 없지만 대륙코디를 통해 듣고 우리 자료를 통해 보고, 나라의 환경을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각 나라에서 전공 교수들을 모시고 9가지 과목 강의를 듣고 질문을 하면서 그 나라를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키리바시에서는 강의해 줄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교회 지도자들인 목사들의 모임에서 교회사만이라도 강의를 해주라고 하는데 웃기만 하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 키리바시 타임은 한시간 늦는 것은 보통이었다. 이곳에서의 사역은 인내심과 평온한 마음으로 기다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저녁 전도집회가 있는 날이다. 키리바시 제일 큰 교회에서 한다. 정시에 도착해서 보니 불은 켜져 있는데 사람이 없다. 우리는 자동차 안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키리바시 타임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15분쯤 지나니 차량도 오고 사람도 온다. 30분쯤 지나니 담임목사가 온다. 이유는 장례식이 있어서 늦었다고 한다. 한시간쯤 지나서 이제 더 기다리지 말고 시작하자고 했다. (창세기37:19)을 읽고 꿈꾸는 자가 되자고 했다. 모두가 자신의 꿈을 꾸고 있다. 노력하면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꿈을 꾸는 사람은 하나님이 그 꿈을 이루어주신다. (빌립보서2:13)에 “너희 안에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느니라”는 말씀대로 꿈을 꾸자. 키리바시를 향한 하나님의 꿈을 꾸자고 한시간 열심히 설교했다.

잠시 후 교회에서 작은 선물을 준비해서 전달하면서 담임목사께서 “우리는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한다. 교회 대표가 나와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꿈을 꿀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키리바시에서의 사역은 마음에 큰 기쁨이 없었다. 우선 키리바시를 알 수 있는 강의를 듣지 못해서다. 그리고 이들의 신앙의 모습이 차지도, 뜨겁지도 아니한 것 같아서다. 그런데 오늘 이 교회의 담임목사와 교회 대표의 인사말을 들으면서 말씀을 잘 받았구나 하는 생각에 키리바시에 대한 찝찝한 생각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이래서 증인은 행복하다.

2016년 11월 9일

키리바시에서

영해 신화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