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나라에서 사역은 육체의 피로도가 빠르게 온다. 피지, 키리바시, 바누아투 사역에 육체가 지쳐간다. 매일 다리와 발이 부어 오른다. 신장이 약해져 있다. 걱정이 된다. 저녁이면 베개와 모든 물건을 침대에 올려놓고 다리를 그 위에 높이 올리고 저녁 수면을 취하고, 욕조가 있는 피지와 바누아투에서는 하루에 두 번 뜨거운 물에 근육의 피로도를 풀어주고 있다. 육체의 피로도와 신체의 이상 징후는 사역하는 나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고의 긴장으로 육체의 피로도를 풀어보기 위해서 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주일예배 후 바닷가에 위치한 그랜드 호텔에서 잠시 나왔다. 이때 해가 넘어가는 일몰의 하늘이 아름다웠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이 아름다운 일몰을 담으려다가 깜짝 놀랄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냥 일몰의 평범함 구름으로 생각을 했는데 그 구름이 내 눈에 누워있는 예수님의 얼굴 형상으로 다가왔다.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데 그 뒤로 구름 속에 어미 오리와 새끼 오리의 군무가 펼쳐진다. 그것을 담으려고 하는데 대륙코디 임선교사가 사진을 찍으면서 가리고 있다. 비켜달라고 할 수 없어서 기다리는 사이 어미 오리만 보이고 새끼 오리 군무는 흐트러지고 말았다. 그래도 카메라에 담았다.

이 구름을 통해 주님은 말씀하신다. "화석아 피곤하냐? 그래도 내가 너와 함께한다. 이 지구촌의 내 양무리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일어나서 담대히 나아가라. 신체의 약함을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내 가슴에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 아주 찰나였지만 내 피로도를 싹 가시게 하는 묘약이었다. 나는 AWMJ 팀에게 누워 있는 예수님상 구름을 보여주면서 흥분하였다. 그리고 오리 군무를 임선교사님 때문에 놓쳤다고 임선교사님에게 푸념하였다.

작년 아프리카에서도 내가 지쳐 있을 때 아침 창문을 열고 일출의 장면을 찍는 순간 1초 차이도 아닌데 셔터속 한 장의 그림에는 십자가가 선명하게 보이고 똑같은 장소에서 찍은 다른 한 장의 사진에는 십자가가 없었으니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을 깨닫게 하시고 피곤을 이기게 해 주셨다. 주님은 나를 많이 쓰시고 싶으신가 보다. 구름으로 나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시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13일

포트빌라 그랜드호텔에서

영해 신화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