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탕가로아

인구 20만의 나라 사모아독립국에 도착했다. 피지에서 새벽에 숙소를 떠났다. 이번 12차 AWMJ 역시 작은 나라들이라 비행 시간이 만만치 않다. 거의 모든 나라들이 피지 난디공항으로 왔다가 또 다른 나라로 가는 번거로움이 있다. 피지에서 3시간 30분 정도 날아서 사모아에 도착했다. 작은 비행기인데도 좌석이 2/3는 비어서 온 것 같다. 비행장은 인구 20만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깨끗하고 규모가 있다. 첫 인상이 좋다.

자동차를 렌트해서 숙소를 찾아갔다. 임선교사님이 욕조 있는 숙소를 찾아보니 없어서 쉐라톤 호텔을 예약했다고 한다. 그래서 뉴칼레도니아에서 호텔을 취소하고 욕조가 없어도 저렴하고 밥을 해먹을 수 있는 콘도형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마침 인터넷에 떠서 예약을 했다고 한다. 숙소를 찾느라 꽤 애를 먹었다. 주소를 네비에 찍었는데도 우리가 예약한 숙소가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아도 모른다고 한다. 전화를 해서 위치를 찾아보니 바로 옆이다. 새로 지은 건물인데 간판도 없다. 1, 2층은 아직 준비중이고 3층 숙소만 사용하고 있다. 창고형 여인숙 같은 콘도다. 새집 냄새인 페인트 냄새가 난다. 먼지도 많고 지저분하다. 물티슈로 바닥, 식탁과 조리대를 닦으니 새까맣다. 불쾌하지만 어쩔 수 없다. 방 하나에 60달러 정도라고 한다. 식사를 해 먹을 수 있으니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선교를 다니면서 많이 신경 쓰이는 것이 비용 절감이다. 지역코디와 만남을 갖고 2시경 중국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오후 3시부터 사역이 시작된다.

오늘은 사모아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종교, 기독교, 선교 역사에 대한 강의를 듣는 시간이다. 첫 번째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사로 오신 분이 앉아 있는 자세가 매우 거만해 보인다. 그래서 나를 소개하였다. 나는 작은 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변화시키고, 구원하셔서 목사가 되게 하시고, 지금은 세계일주선교사역을 하게 하셔서 당신의 나라 사모아를 89번째 나라로 방문하게 되었다. 오늘 소중한 강의를 듣게 되고 또 좋은 강사가 오셔서 감사하다고 했더니 자세가 조금 달라진다.

강의전 자신을 소개하고 강의를 하라고 했다. 그 분은 자신이 ‘탕가로아’라고 했다. 이름은 피터(베드로). 이 제도는 사모아 특유의 문화라고 한다. 사모아에는 두 세력이 있다. 정부라고 하는 세력이 있고 민간인들이 상형식 선거를 통해서 뽑은 최고 지도자가 있다고 한다. 그는 권력을 가진 정부 수반은 아니지만 민간인이 존경하는 최고의 수장으로 사모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탕가”라는 말은 자유를 의미하고 “로아”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모아에는 마을마다 회당 같은 집들이 즐비하다. 이는 각 가문의 모임을 갖는 회당이라고 한다. 여기서 탕가로아를 선출하기 위해 가족회의를 하고 국회의원을 뽑는데도 가족회의를 해서 결정을 한다고 한다. 오늘 역사와 문화, 정치, 사회에 대한 강의를 사모아 민간인 최고 지도자 탕가로아가 와서 했다. 강의와 질의 시간에도 탕가로아는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하는 고집을 보였다. 자존심과 교만이 함께 묻어나는 시간이었다. 마치 작은 짐승이 큰 짐승 앞에서 자신을 크게 보여 공격을 못하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작은 나라이기에 큰 나라들에 대한 경계심이 아닐까? 그리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함이 아닐까? 탕가로아는 사모아가 세게 중심이라고 강조하였다. 이 작은 섬나라가 세계의 중심이라?

2016년 11월 21일

사모아에서

영해 신화석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