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에 의해 2005-01-30 오전 11:58:32 에 복사되었습니다.

체르케스 선교센타에 있는 예배당에서 입당예배 때 이 교회 담임목사 니콜라이가 나와서 기도제목을 내놓고 기도요청을 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랬다.

기도제목 중 첫번째가 이 지역은 저녁에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지역이 못됩니다. 종족간의 갈등과 종교의 갈등 그리고 치안 부재로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땅을 위해 신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십시요라고 하는 것이다. 이곳 북 코카서스 지역에 갈들과 분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왔다. 그리고 장 선교사님을 통해서 또 듣고 “살벌하군요”라고 죠크를 던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현지인 목사를 통해 그것도 많은 회중이 모인 가운데 또 여러 종족이 모인 가운데 나에게 이 문제를 위해 기도 해달라고 요청하며 이 땅이 평화롭기를 갈망하는 모습에서 아픈 마음과 연민의 정, 그리고 긴장감이 내 마음에 엄습했다.

나는 전 회중과 함께 이 땅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갈등과 분쟁의 지역 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 이곳에 모인 하나님의 사람들이 복음과 사랑의 사신이 되어 이 땅을 예수 그리스도의 물결로 뒤덮이게 하소서. 간절히 기도를 하였다. 모두가 “아민”(러시아 인들이 아멘하는 소리)을 힘있게 한다. 그들의 간절한 소원이 “아민” 소리에서 묻어나고 있다. 어두움이 깔렸다.

역사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자매를 통해 체르케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고나니 저녁 10시가 다 되었다. 저녁식사가 문제다.

이 늦은 시간에 식당이 있을까? 장선교사께서 잘 아는 식당을 찾아 갔더니 문이 닫혀있다. 다시 찾아 찾아 간신히 한곳에 들어갔더니 떨어진 음식이 꽤 많다. 남아 있는 것으로 시장기를 채우고 우리 부부와 기사, 장선교사 그리고 강 알렉산드리아 집사님은 호텔로 두 아이들 부부는 체르키스의 유일한 신자였던 갈리나의 집으로 갔다. 4년전 왔을 때 문짝도 없는 두칸짜리 집이였다. 지금은 문짝을 달아놓고 대충 수리를 했단다. 갈리나가 꼭 자기집에서 손님을 모시고 싶다고 자기 가족을 모두 다른 집으로 보내고 우리 AWMJ팀을 초청했다. 가보지 않아도 그 집의 모습이 선하다.

헤어짐 후 숙소로 돌아오면서 장선교사님은 우리가 타고 온 자동차를 호텔 주차장에 세워 놓을 수 없다고 한다. 부속을 떼어가기도 하고, 자동차를 긁어 버리기도 하고 파손 하기도 한단다. 그래서 선교센타 마당에다 자동차를 주차해 놓고 오겠다고 한다. 저녁에는 함부로 밖으로 나가서는 안된다고, 또 주의를 당부한다. 아직도 이 지구촌 곳곳에 심각한 민족간의 갈등 종교간의 갈등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집회를 마치고 러시아인의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한국의 인구는 얼마인가요? 한국은 몇 개의 종족이 살고 있나요? 남북한 합쳐 7000만정도 이고, 종족은 하나라고 했더니 고개를 가우뚱 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러시아에는 154개의 종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북코사서스에만 105개의 종족이 살고 있다고 …

한국적 문화와 시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지역 문화가 너무나 많다. 한국같이 사계절이 뚜렸하고, 먹을 것 많고, 평화롭고, 한 종족이 모여 사는 나라, 종족간 갈등과 분쟁이 없는 나라는 그리 흔하지가 않다. 선교팀이 다니고 있는 나라들을 대체로 분쟁과 갈등이 많은 나라들이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정말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이 땅의 분쟁과 갈등 구조속에 있는 이들을 위한 중보기도와 그들의 영혼 구원에 대한 부담감 갖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한국에 읹아서는 이런 부담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AWMJ 팀을 통해 생생한 현장을 알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스럽게 또 느껴지며 새 힘을 얻는다.

2004년 6월 13일

체르케스 선교센타에서 신화석 목사